서로 다른 진실
살다보면 내가 믿고 있었던 세계가 실제와는 다르다는 걸 깨달아간다.
그리고 서로 보이지 않게 약속이 되어있는 것이 작은 것만 어긋나도 여지없이 사고가 난다.
내가 당연하다고 믿고 있었던 것 중 하나는 진실에 관한 것이다.
한 7년 전 쯤, 일기에 써 놓은 말인데
진실은 드러나는 속성이 있고, 진심은 진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만 통한다.
이주연
시간이 문제이지 진실은 결국 밝혀진다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억울한 일이 있어도 그 시간을 믿으며 잘 견디기도 했던 것 같다.
물론 견디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에 진실의 속성에 하나를 추가하게 됐다.
어떤 진실은 각자 다른 진실일 수 있다.
이주연
같은 일, 같은 사건이지만 그 일을 겪은 사람에 따라 진실이 달라진다는 거다.
둘 중 누구 하나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맞는 진실을 말하지만 다를 수 있다는 것.
그 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다짐일거다.
애초에 내가 맞고 너는 틀렸다고 생각하고 시작된 이야기는 상처만 남을 거다.
경험을 해보니 그게 가능할 때도 있고, 그저 상처로 남기도 하는 것 같다.
이런 진실도 언젠가는 서로에게 이해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애초에 너무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미 끊긴 관계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각자 살다가 어느 순간 깨달아지더라도 그걸 서로에게 알려주기는 쉽지 않을테니.
내가 모르더라도 언젠가 상대방에게 내가 이해되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그리고 또 언젠가 나도 그 상대가 이해가 되길.
꽤나 크게 상처를 내고 지나간 관계는 시간이라는 약으로 무뎌지긴 하지만,
비슷한 상황이 오면 여지없이 욱신거린다. 그 상황 또한 대비할 수 있는 게 인생이기에 이 상처를 가지고 어떻게 살지 고민해봐야겠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다짐
잘 기억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