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맺음
욱신욱신한 시간이 왔다.
가끔 참 아프게 올 때가 있다.
요즘 나의 가장 큰 화두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부데낀다. 어쩌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내 주변 사람들. 부끄러워해본 적이 없다.
근데 생각해보면 늘 나를 놓고 보면 자신이 없었다. 이렇게 까지 사랑하지 않을 수 있나 싶다.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이 툭하고 튀어나올때 당황하고 그 다음은 너무 싫다는 것이다.
“그랬구나.” 하는게 아니라 “아. 너무 싫다….”
어쩌면 나 자신을 직면하는 것이 두려워 다른 사람들을 더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덮었는지도 모르겠다.
종종 관계에 대해 어려워했지만 지금은 나 자신과의 관계이다.
이것때문에 주변 관계들을 망치려고 한다.
결국 도망이란걸 선택하려고 하는 것.
요즘 떠나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겼다.
미국에 있다보면 일상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이 누군가를 떠나보내거나.
익숙한 곳에서 떠나는 일인 것 같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다.
워낙 누군가와 헤어지는 걸 힘들어해서 언젠가 익숙해지기는 하는 감정인가 싶었는데 살다보니 또 예전보다는 더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나도 뉴저지를 떠나온지 이제 2년이 다되어간다.
시간이 좀 지나니 떠나보내는 위치가 된다.
그렇게 보내기도 하고 떠나오기도 하다보면 어느 날 새로운 곳에서 다시 만나는 날이 온다.
떠나올때 아쉽고 슬픈 마음들이 있었기에 또 다시 즐겁게 헬로우~ 할 수 있는 것 같다.
끝맺음이라는게 그런 것 같다.
안녕. 하지만 또 안녕.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어떤 사람과는 새로운 섹션에 들어가는 길에 굿바이를 외쳤다가
또다른 곳에서 다시 새롭게 오히려 더 깊고 넓은 관계를 맺어갈 때도 있다.
아쉬움보다는 더욱 기대하는 마음으로 끝맺음에 감사하고 또 시작될 것에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