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아픔들

지난 주에 콩알만한 게 몸 어디쯤 하나 뿅하고 튀어나왔다. 
가끔 나던 거라 조금 아프긴 했지만 그냥 모른척했다. 
근데 이 녀석이 이틀만에 한뼘크기로 자라버렸다. 

아프기도 했지만 당황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만져보고 거울에 미쳐보다가 약국엘 갔다. 
늘 미국에서 병원을 가는 일은 어렵다. 특히 나처럼 보험이 없는 사람들에겐.
약국에서 약 하루 먹고 이틀째되던날 밤에 밤새 열이 나기 시작하니 무서워졌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병원으로 갔는데 놀라시며 왜 이렇게 될때까지 참았냐는 채근.

바로 그자리에서 수술이 이루어졌다. 
장기까지 그 염증이 닿은 것 같다며. 
마취도 할 수 없을 만큼 띵띵 부어서 결국 마취없이 살을 찢어내고 진짜 펑펑 울었다. 

항생제 주사도 6대나 맞고 좀 있다가 겨우 일어나서 운전해서 집으로 왔다. 
아파서 한번 터진 눈물이 약간의 서러움으로 번져 꽤 울다가 집에서 잠들어버렸다. 

아프면서 아침마다 병원을 가면서,
혼자 병원에서 나와서 쩔뚝거리면서 장을 보고 집에 왔다. 

예전같으면 그냥 대충 집에 있는 것들 먹으면서 있거나,
친구들한테 부탁해서 투고해달라고 했을텐데. 

몸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하니 누군가가 집에 오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고,
내가 건강하게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장을 보고 집에 오는데 피식 하고 헛웃음이 났다. 

한국에서 부모님이랑 있었으면, 아빠가 운전해주고 엄마가 부축해주고,
누워있기만 하면 시간 맞춰서 밥주고, 약먹여줄텐데..
타지에 있으니 내가 혼자 운전을 해서 병원엘 가고, 약을 먹어야 하니 장을 봐서 나를 스스로 챙긴다. 

이제 정말 내가 나를 챙기게 된다! 

나에겐 참 새로운 한걸음이다. 

그리고 이렇게 가장 약할 때 만나는 하나님은 더 스윗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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