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발돋움 by 헨리 나우웬
헨리 나우웬 작가님이 좋다. 최근 한두권의 책을 접하면서 참 많이 동의하고 배우려고 했던 내용들이 많았다.
제목을 봤을 때는 어떤 내용일지 와닿지 않았는데 읽기 시작하면서 하나님은 참 재미있으시고 좋으신 분이라고 생각했다.
늘 관계라는 문제와 갈등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유독 최근에 힘들어하는 일들이 있어서 관계에 대해 여쭤보고 있었는데 최근 가장 마음이 아팠던 어느 날 숙제를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이 타이밍에 참 감사했고 웃음이 나왔다.
나는 청년의 때를 지나가고 있다. 가족도 모두 한국에 있고 나만 떨어져나와 미국에서 산지 5년여가 됐다. 재정적인 부분도 미래에 대한 부분도 배우자에 대한 부분도 어떤 것 하나 안정된 것이 없지만 그 많은 문제들 중에서도 나를 늘 아프게 하고 어렵게 하는 것은 관계가 아닐까 싶다.
사실 우리는 해답을 머릿속으로는 잘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 내려오는 것에서 늘 문제가 생긴다.
이 책에서도 여러가지 예를 들어서 설명하지만 내가 행하지 않으면 결국은 내 것으로 될 수 없다. 계속해서 내가 하나님과의 관계만 바로 선다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는 자동으로 잘 이루어질 거라는 것을 깨닫고는 노력했지만 결국 내가 연약한 부분에서 휘청거릴 때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바른거야!” 라고 하면서 답답했다.
책에서는 크게 3가지로 영적 발돋움을 설명하며 우리가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방향과 나아가야 하는 목적들을 설명했다.
첫번째 자아를 향한 발돋움에서는 우리의 뿌리깊은 외로움을 고독으로 바꿔야 서로간의 친밀감이 창조되며 고독의 한가운데서 말씀하시는 역사 속의 하나님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으며 변화를 요구하시는 늘 새로운 그 분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외로움을 고독으로 바꾸자는 이야기에서 처음에는 고독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졌다.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번역본으로 읽어서 그런지 조금은 와닿지 않은 단어들이 종종 등장해서 읽었던 부분을 여러번 읽게 되는 것들도 생겼다. 책에서도 이야기 하듯이 외로움은 오늘날 인간 고통의 가장 보편적인 원인 중 하나이다. 외로움 때문에 우리는 빼앗기는 것들이 많이 있다. 고요한 시간들이 두려움으로 올 때가 있다. 피곤해서 입술이 부르트더라도 약속을 한가득 만들어놓고 끊임없이 밖에서 이야기를 하고 듣고 함께 있는 것을 즐긴다. 그리고 그 외로움을 어떤 친한 친구나 연인에게 짐지우며 집착이라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표출된다. 책에서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의심과 속으로 하는 험담과 공상 속의 앙갚음으로 마음에 폭력을 가하는, 생각으로 하는 폭력입니다.”
최근에 나의 사람에 대한 이기심이 폭발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어서 잘 조절한다고 했는데 결국은 터져나와 나 자신을 짓눌러버리게 됐다. 관계에 있어서 생각을 많이 하면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는 관계를 망쳐버린다. 그리고 망쳐놓은 관계를 바라보다 나 자신을 정죄하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힌다. 최근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이었다. 나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던 부분을 발견하고는 당황했고 아파서 하나님께 그 부분을 가지고 갔다. 그리고 잠시 스스로를 분주하게 만드는 페이스북이나 카톡을 없앴다.
도망이 아닌 정비로서 멈추었다.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조금은 아픈 마음을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컨펌이 되었다. 외로움에서 고독으로 걸어갈 수 있는 용기와 나 혼자 느끼고 아파하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고독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 잘 설명해주었다. 하루 종일 일하고 학교를 가고 분주한 가운데서도 새벽시간에 일어나 하나님과 이야기 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 그 시간이 없으면 내가 단 일분도 견딜 수 없기에 새벽에 눈을 비비고 일어난다. 고독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은 참 정말로 스윗하시고 좋으시다.
“고통으로부터 도망가지 않고 긍휼한 마음으로 그 고통을 만지는 사람은 치유와 새로운 힘을 얻습니다. 치유가 시작되는 것은 고통과 일치감을 맛볼 때라는 것은 사실 역설입니다.”
두번째 동료 인간을 향한 발돋움에서는 적대감에서 따뜻한 환대로 바꿔야 한다고 합니다.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서 그들을 우리의 삶 속으로 맞아들이는 것이 기독교 영성의 핵심이지만 우리의 두려움과 염려는 은근한 적대감이 되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들을 환대하지 못하게 한다. 환대의 의미가 무엇인지 충분히 음미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낯선 사람이 되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에게 미국이라는 곳이 환대의 의미를 충분히 알기에 참 좋은 훈련장이다. 한국에서는 태어난 곳에서 20년을 넘게 살다가 미국으로 왔다. 20년을 넘는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환경이 참 감사하지만 반면 내가 배우지 못한 것이 많았다는 것을 미국에 와서 깨달았다. 한국에서는 나도 모르게 내 공동체에 들어오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텃새를 부렸다는 것도 알았다. 이러한 것을 깨닫기까지는 많이 아팠고 당황했었지만 감사하다. 이러한 경험들이 누군가를 정말 진실되게 환대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도록 지경을 넓혀주었다.
동료인간을 향한 발돋움에서 가장 인상적인 단어는 “비움”이다.
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다. 생각 금식을 시간을 정하고 할 정도였다. 그 생각이 좋게 사용되기 보다는 스스로를 묶고 오해를 하거나 자존감을 무너뜨릴 때가 많다. 내 것이 비워져야 하나님의 것으로 채워진다는 것을 이 책에서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생각과 마음의 가난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마음껏 들어야 한다. 그 비움이 서로를 하나되게 한다. 연인사이에서 상대방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매일 보고 상대의 모든 것을 알아내고 들으려고 할 때 결국은 둘 중 하나가 지치게 되고 건강하게 발전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여기에서 말하듯 빈공간을 만들어 놓아야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상대방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몇년 전 하나님이 내 외로움을 치료하시기 시작하실 때 나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혼자 있을 때 음악이나 TV를 켜지 않는다는 거였다. 생각해보면 학창시절부터 나는 집에 혼자 있거나 어딘가를 혼자 갈 때 음악이나 TV 없이는 있지 못했다. 심지어 잠을 잘 때도 TV를 틀어놓고 자야 잠을 잘 수 있었다.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외로움이 없어질 수록 고요한 시간을 즐겼다. 차에서 운전을 할 때도 음악없이 조용히 하나님한테 대화를 요청한다. 나의 대부분의 중요하고 긴밀한 기도들은 차안에서 이루어진다. 가장 작은 공간에서 집중할 수 있는 곳이 나에게는 차 안이다.
이러한 변화들이 상대방을 건강하게 사랑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참 신선하고 즐거웠다. 예전에는 더 자주 만나야 하고 이야기를 더 들어야 하며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부담을 가지고 두려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께 온전히 붙어있고 가까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임을 알게 되었다.
“자신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비우려는 훈련이며, 하나님을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에 자신을 맡기는 훈련입니다.”
“삶이란 우리가 소유해야 할 선물이 아니라 함께 나누어야 할 선물”
세번째 하나님을 향한 발돋움에서는 환상에서 기도로 향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기도를 통해 우리는 거짓 확신에서 참된 불확신으로 손쉬운 벼팀목에서 위험한 순종으로 삶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 기도는 생각과 마음이 하나가 된 채로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서 있을 수 있도록 해준다. 마지막 이 부분이 어쩌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외로움을 걷어내어 고독의 시간을 가지고 또 동료인간을 향한 따뜻한 환대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할 액션플랜이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환상”이라는 부분이 참 신선하고 동의가 됐다. 언젠가는 죽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영원히 사는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점과 상대방과 영원히 함께 할 거라는 부분이 연결된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그리고 전적으로 인정한다. 헤어짐 그리고 분리에 대해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나 역시 그렇다. 특히 미국에서 살면서 유학생들은 공부를 하고 돌아가고 또 타주로 이사가는 사람들이 많다. 처음에는 그런 것들이 두려워 마음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애써 아쉽지 않으려고 내 마음을 닫아버릴 때가 종종 있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떠나는 사람 때문에 마음을 부둥켜않고 슬퍼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떠나지는 않지만 오해 등으로 멀어지려고 할 때 무리해서라도 설명을하고 돌이키려고 인간적으로 애쓰고 두려워할 때가 많다. 주신 분도 하나님이고 그래서 가져가시는 분도 하나님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어서 우리를 아프게 하려고 거두시는 분이 아니다. 그러기에 때에 따라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묵상하고 가장 적절한 때에 고르고 골라 이 시기에 이곳에서 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하심에 감사하고 또 기대하는 마음으로 보낼 수 있게 된다. 점점 상대를 덜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깊이 사랑하고 함께 은혜를 나눈 사이이기 때문에 그 친밀함으로 기대함으로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뜬구름 같은 환상에서 벗어나려면 책에서 말하듯 하나님과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예전에는 기도라고 하면 끊임없이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구하고 말만 끊임없이하다가 휙 일어나버렸다. 방법을 몰라서 그랬던 것 같다.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것이 모든 기도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이러한 것을 배우고 나서는 질문을 던지고 기다린다. 그리고 말씀해주시면 또 질문한다. 우리는 묻지 않아서 듣지 못할 때가 많다. 하나님은 늘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이러한 것들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아침시간에 그리고 틈이 날때 하나님께 기도하고 말씀드리는 것이 늘 기대되고 설레인다. 가끔 너무 바빠서 기도하지 못하기 시작할 때 예전에 느끼던 죄책감이 아니라 연인을 만나고 싶은데 못만나는 것같은 느낌을 들 때가 많다. 보고 싶고 만나고 싶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느낌이다. 삶을 살아가다보면 사실 좌절할 일이 투성이다. 그런데 기도만 하면 하나님이 말씀해주시는 것은 기대가 넘치는 설레는 일들이다. 당장 이루어지진 않아도 하나님이 나를 만드신 목적과 계획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벅차다.
책에서 말하듯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따라가고 목적대로 산다고 세상적으로 성공하고 힘들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지 어떤 상황이든 기쁨을 빼앗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의 뒷부분에 나온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제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짧은 기도를 되풀이해서 하는 것에 대한 것을 읽고는 계속해서 따라해봤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아주 조금은 체험할 수 있었다. 순간 순간 나오는 이 기도가 마음에 와닿으며 아팠던 마음을 하나님이 만지시는 손길을 순간 순간 느꼈다. 그리고 나에게 상처준 사람을 바라보는 눈도 그냥 사랑으로 쉽게 바뀌고 있는 것도 느껴졌다.
“생각과 마음이 하나가 된 채로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서 있는 것, 그것은 마음의 기도의 가장 본질적인 면입니다.”
아브라함의 축복처럼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방법은 나를 축복한 사람을 축복하신다. 사람을 축복의 통로로 사용하신다는 것이다. 책 마지막 부분처럼 난 가끔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다가 떠오르는 것들이 있으면 종종 그림으로 그려서 주기도 하고 편지를 쓰기도 한다. 가끔은 내 생각인가? 하면서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용기내어 표현하면 늘 그 사람에게 컨펌을 주고 용기를 주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나님은 늘 정말 정말 좋으신 분이다.
비평문을 써야 하기에 비판적인 시각에서 읽어보려 애를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인 면에서 전적으로 동의가 되고 또 직접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것들도 있다. 내용적인 부분보다도 아쉬운 점은 번역에 있다. 조금은 어려운 단어들과 문장 구조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 부분들이 꽤 있었다. 그래서 지금 청년들이나 젊은 사람들에게 내용은 쉽게 와닿지만 그렇게 이해하기까지가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시들이 믹스되는 부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간에는 내용을 늘어뜨린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러한 책들이 젊은 청년들에게 꼭 크리스챤이 아닐지라도 많이 읽혀질 수 있는 쉬운 책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베스트셀러인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처럼 현재 젊은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면 훌륭한 스승이 될 것이다.
이 내용들에 반응을 보이고 선하신 하나님이 만지실 것을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많이 아팠던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렇게 알려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어쩜 이렇게 늘 선하시고 스윗하실 수 있는지 하나님과 함께 아장아장 걸어갈 여정이 늘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