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무게, 세진이 쓰다.
작든 크든 약속의 무게는 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과 한 약속일 경우
저울의 반대편엔 그 사람들만큼의 책임이 지워진다.
그래서 무섭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한다.
다른 산의 돌이 내 옥을 깎아준다고 하더니만
덕분에 제대로 타산지석을 배웠다.
아이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거짓말을 가르치는 거라고 했다.
단순희 약속을 깬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허망함을 안겨주고
불신을 품게 하고 거짓말을 가르치는 것.
약속을 어긴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니체의 시 한구절이 생각난다.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그대가 나를 속인 것 때문이 아니라
이제 다시는 그대를 믿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니체
이제부턴 헛된 공치사가 나올 것 같으면
차라리 손으로 슬쩍 입을 막는게 낫겠다.
7월 29일 월요일, 내가 했던 약속들을 다시 짚어보면서, 세진이 쓰다.
– 푸른밤 옥상달빛 입니다. ‘희한한 시대’ 박세진
나에게 약속은 늘 중요하다.
말로 뱉은 건 꼭 해야 하는 성격 때문에 스스로를 참 힘들게 하기도 했었다.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어느 순간 약속의 무게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관계가 어려워질 때도 많다.
그러다보니 약속과 신뢰에 대해서 고민을 참 많이 했다.
여전히 약속의 무게를 가벼이 여기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렵지만
나름 어느 정도의 범위를 정하게 됐다.
약속이라는 문제 하나로 잃기엔 너무 소중한 사람들이 많다.
나도 나를 위해 너무 많은 약속을 입밖으로 꺼내는 일을 줄인다.
문명 나도 지나가는 말로 했다가 어겼을 일들도 있을 거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마음은 진심이지만
그 진심이 가끔은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할 때가 있기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