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안전거리, 윤주가 쓰다.
처음 운전을 시작했을 땐 좌회전 한 번에 지구 한바퀴 돌듯 커다랗게 핸들을 꺾었고,
앞차와의 간격은 버스 한 대가 자유롭게 들어올 정도여야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핸들이 손에 익으면서 그 간격이 점점 좁아졌다. 이 정도 거리면 충분하다고 자만하기 시작했다.
익숙해진다는 건 조금 더 가까워진다는 것.
하지만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
시인 릴케가 이런말을 했다.
가까운 사이의 거리감을 사랑한다면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멋진 삶이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거리감을 사랑하는 것에 익숙지 않아서
감정이 부딪치는 사고를 내고 만다.
가까운 사이의 거리는 거추장스러웠던 것 같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멋진 삶을 위해
사람과의 관계도 안전 거리가 있겠구나 생각하며
핸들을 살짝만 꺽어 좁은 골목을 빠져나왔다.
7월 16일 화요일, 부쩍 좁아진 안전거리를 생각하다가, 윤주가 쓰다.
– 푸른밤 옥상달빛 입니다. ‘희한한 시대’ 김윤주
“감정이 부딪히는 사고”라는 표현이 참 공감이 갔다.
사람마다 안전거리도 다르고 속도도 달라서
사고가 날 때가 참 많다.
사고가 나쁜 건 아니다.
그 이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중요하다.
서로 그 문제를 풀 의지만 있다면
다시 그 거리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알아가는 여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