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독
그 날이 반복해서 떠오른다.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툭!하고 떨어진다.
불현듯 갑자기 그 장면이 그려지고 분위기도 느껴진다.
그러면 다시 그 대화를 반복해서 되짚는다.
그 과정을 백번도 더 했다.
아니 한 천번쯤.
멋대로 머리 속에 올라와 같은 시간을 리플레이하고는
여운을 남긴 채 다시 없어진다.
그냥 산책을 하다가도 떠오르고,
자려고 누웠을 때도 떠오른다.
운전을 하다가도 불쑥 떠오른다.
이제 더이상 그 기억이 고통스럽진 않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다.
왜 그런 말을 나한테 했을까?
난 왜 제대로 받아치지 못했지?
아.. 그 말은 꼭 할걸.
이런 생각들을 다 마치고서야 그 기억이 FADE OUT 된다.
매번 비슷한듯 하지만 다른 포인트들을 찾아낸다.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고,
원망도 한다.
어떤 말에는 독이 있다.
독이 든 말을 듣고 나면,
어쩌면 해독제는 시간 밖에 없다.
시간들 속에 바보같은 내 자신을 원망하기도 하고,
독이 든 말을 뱉은 상대를 미워하기도 한다.
말독이 마음에 콕 박혀서는 마음으로 스며들어버린다.
마치 성게를 밟았을 때 처럼.
실수로 성게를 밟으면 성게 가시가 살에 들어가면
빼기도 어렵고 빼도 아프고, 빼지 못하면
녹아서 없어질 때까지 고통스럽다.
그 독이 나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에 따라
치료의 시간도 정해지는 것 같다.
각자의 성향대로 아픈 모양대로 독에 다르게 반응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