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같이”

언젠가부터. 아마도 미국에 살면서부터? “가족같이”라는 단어에 신뢰를 잃었다.

이를테면 이런거다. 

“가족같이 함께 일할 직원을 모집합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진짜 의미는 “가족같이 심하게 부려먹어도 괜찮을 직원”을 뽑는다는 거다.

가족은 대부분 참는다. 가족이니까. 다 같이 살아가야 하니까. “식구”라는 뜻은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 뜻이다.

이런 것들이 변질되서 가족같이 함께 일할 직원으로 둔갑하는 것이다.

“가족같이 함께 지낼 룸메이트 구합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진짜 의미는 “가족같이 함부로 대하거나 너껀 내꺼, 내껀 내꺼로 사용하며 함께 지낼 룸메이트”를 구한다는 거다. 

막상 그런 집에 들어가보면, 제한되는게 참 많다. 가족같이 스스름 없이 다 함께 하자는 이름 앞에 내 맘대로 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너무 네가티브한가?

물론 안그런 곳들도 존재한다. 그런 곳은 오히려 “가족”이란 단어를 남용하지 않는다. 

“가족”이라는 따뜻한 단어가 참 많이 변질되는 걸 보면서 단어조차 듣기 싫어진다. 불신만 가득 생긴다.

비유법을 모른다고 할 수도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비유법을 잘 못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전에 구성애 강사가 그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성(性)”은 너무 깨끗하기 때문에 쉽게 더러워질 수 있습니다.” 가족이란 단어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흔히들 비유를 들때 따뜻하고 가까운 사람들을 가족같다라는 말에 비유한다. 그냥 그 말들이 너무 남용되서 듣기 싫었나보다. 

어제 티비를 보는데 “가족같다.”라는 말이 참 많이 나왔다.

쇼프로그램에서 동고동락하는 프로그램에는 “이제 가족이 된거죠.”라는 말이 참 흔히 나온다. 아주 자주. 여러번. 괜시리 듣기가 좀 거북했다. 

아까 예를 들었던 회사 직원과 룸메이트. 그렇게 광고한 곳들을 들어가본 경험자로서 말하고 싶은건.

회사에서는 가족같이 일하면 안된다. 망한다. 회사에서는 이익관계를 위해 프로페셔널하게 각자 맡은 바를 자신의 능력 최대치에 맞춰 일해야 서로 사이가 좋다.

가족같이 일하면 너가 좀더 해줄 수 있자나. 내 일도 너가 조금 더? 이런 마인드가 생긴다. 

가족이니까 감성으로 다가가면 되겠거니.. 하는 거다.

어쩌면 룸메이트들끼리는 각자 삶이 있고, 각자 돈을 벌어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활 패턴도 다르고, 습관도 다르다. “가족같은”이라는 표현으로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을 이해해주고, 잔소리도 스스럼 없이 하고 “내맘대로”하겠다는 것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진짜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도 서로에게 참 많은 상처를 준다. 가장 가까우니까 말도 함부로 하고, 남이 아니기에 훽 돌아서버리고 살지 못하기에 더더욱 심하게 세게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서로 안보고 지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가족같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자는 의도의 글이 아니다. 회사도 룸메이트도 가족처럼 충분히 지낼 수 있다.

단지 다른 의도로 가족이란 아름다운 단어를 훼손하지 말자는 거다. 

나도 종종 어떤 공동체에 있을 때는 가족이라는 단어를 쓴다. 따뜻하고 서로 기도해주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들을 이야기 할때 쓰곤한다. 가족은 좋고 잘 나갈 때는 같이 있어주고, 좀 내 맘에 안들고 짜증나게 하거나 쫄딱 망했을 때 피하는 사람이 아니다. 묵묵히 옆에서 있어주고, 위로가 필요할 땐 위로를 코멘트가 필요할 땐 코멘트를 날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의 의미도 다시 새겨보고, 사용하는 단어에도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는 건 어떨까?

그냥 짧고도 아주 개인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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